항목 ID | GC022018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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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白- |
영어의미역 | Story of Golblin and White Horse's blood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동읍 |
집필자 | 안경희 |
[정의]
경상남도 창원시 동면 신방리에서 도깨비·백말피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도깨비와 백말피」는 처녀가 도깨비를 물리치고자 백말피를 뿌리고, 도깨비가 준 돈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땅을 구입하여 재산을 지킴으로써 부자가 되었다는 일종의 괴기담이다.
[채록/수집상황]
1994년 창원군에서 발행한 『창원군지』에 수록되어 있는데, 당시 창원군 동면 신방리 주민 문필옥으로부터 채록한 것이다.
[내용]
옛날 한 마을에 처녀가 살고 있었다. 이 처녀는 토개비(창원 지역에서 도깨비를 이르는 말)와 친해져 많은 돈을 받아 부자가 되었다. 부자가 되니 이제는 토개비가 필요 없었다. 어느 날 토개비에게 무엇을 가장 무서워하는지를 물으니 토개비는 이 세상에서 백말피가 가장 무섭다고 대답했다. 이 말을 들은 처녀는 옳거니 여겨 백말을 한 마리 잡아 치마폭에 감아서 사립문에서 이것을 둘러쓰고 토개비가 올 시간을 기다렸다. 마침내 토개비가 나타나 집안에 들어가고자 했으나 백말피를 보자 이 집에 들어오지를 못하고 그냥 돌아가게 되었다.
옛날부터 토개비를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면 전에 토개비가 준 돈을 다시 빼앗아 간다는 말이 있다. 처녀는 토개비에게 돈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궁리를 하다가 땅을 사기로 작정하였다. 마을 앞의 땅도 사고 마을 뒤에 있는 땅도 사고하여 온 천지에 토개비가 준 돈으로 땅을 사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토개비는 밤이 되면 논길에다 말뚝을 박아 놓고 밤새도록 땅을 떼어 가려고 하다가 새벽이 되면 다시 돌아가곤 하였다. 그러나 결국 토개비는 땅을 갖고 가지 못하고 처녀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였으며, 그 처녀는 부자로 잘 살게 되었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도깨비와 백말피」의 주요 모티프는 ‘백말피 뿌리기’와 ‘땅 구입하기’이다. 민담에 자주 등장하는 도깨비 화소는 민담이 지향하는 세계관을 잘 드러내고 있다. 그것은 민담이 체험적 현실에 바탕을 두기보다는 환상 양식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민담은 인간의 무의식적 세계의 꿈과 소망을 폭넓게 수용하고 있는 설화양식인 것이다.
「도깨비와 백말피」에 등장하는 도깨비 역시 민중에게 부자라는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존재로 등장한다.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것 중 하나는 백말피라는 화소이다. 피로 대면되는 붉은색은 민속 일반에서 인간을 불행하게 하는 잡귀·잡신을 쫓는 기능을 수행한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도깨비는 인간에게 희망과 꿈을 준 존재로 형상화되어 있음에도 잡귀·잡신과 동일시되는데, 바로 이런 점에서 민담이 추구하는 인간적인 면모의 우위성을 확인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