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안자미를 시조로 하고 안명갑을 입향조로 하는 창원시 세거 성씨.

[연원]

순흥 안씨의 시조는 안자미(安子美)인데, 고려 신종 때 홍위위 보승 별장을 지내고 신호위 상장군에 추증된 사람이다. 세 아들 안영유(安永儒)[一派]·안영린(安永麟)[二派]·안영화(安永和)[三派]는 순흥 안씨 3파의 파조가 된다. 안씨의 역사상 대표적 인물이며 주자학(朱子學)의 태두인 문성공(文成公) 안유(安裕)는 1파인 안영유의 손자로서 문성공파(文成公派)의 파조이다. 고려 시대에는 안유 외에 안문개·안축 등 많은 인물을 냈고, 조선 시대에도 상신 2명, 호당 2명, 청백리 2명, 공신 2명, 장신 1명, 문과 급제자 116명을 배출했다. 근현대 인물로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안중근, 독립운동가인 안창호 등이 모두 순흥 안씨 집안이다.

[입향 경위]

순흥 안씨의 창원 입향조는 안명갑(安明甲)이다. 순흥 안씨 2대 안영유를 파조로 하고, 거기에서 다시 갈라진 직장공파(直長公派)의 시조 안수(安琇)의 후손이다. 안당(安瑭)은 성종 때 친시문과에 급제, 중종 때 형조 판서·공조 판서·이조 판서를 거쳐 우의정에 오르고 좌의정이 되었는데, 1521년 신사무옥(辛巳誣獄)으로 아들 안처겸(安處謙)이 처형당할 때 사사(賜死)되었다.

이때 뒷날을 걱정한 교위 안창공(安昌恭)은 가솔을 이끌고 함안 모곡(茅谷)으로 이거하게 된다. 그의 3세손 안민(安慜)[1539~1592]은 임진왜란 때 금릉에서 순절하고, 안민의 큰아들 안신갑(安信甲)[1564~1597]은 정유재란 때 산음에서 전사한다. 그 후 안민의 작은아들 안명갑이 창원의 퇴촌으로 장가를 들어 이곳에서 세거하게 된다.

입향조 안명갑의 7세손 퇴은(退隱) 안두철(安斗喆)[1809~1877]은 재산을 모아 살던 곳 퇴촌에 ‘성퇴헌(省退軒)’이라는 큰 집을 짓고, 보사계(補社契)라는 계를 창설하여 지역사회 빈민들의 구휼에도 힘을 썼다. 성퇴헌은 뒷날 창원의 집으로 거듭 나게 된다. 그의 아들 소헌(嘯獻) 안정석(安貞錫)[1836~1911] 또한 빈민 구휼에 힘을 쏟았을 뿐 아니라, 그의 아들 안교형(安敎炯)과 더불어 1908년에 사립학교인 숭광 학교(崇廣學校)를 건립하는 등 사회 활동에 참여하였다. 숭광 학교는 현 상남 초등학교의 전신으로 1923년까지 존속하였다. 소산(小山) 김기호(金琦浩)[1822~1902]와 막역한 사우였던 인재(忍齋) 안두형(安斗馨)은 안명갑의 또 다른 후손인데, 구한말 지역 사회를 대표하는 학자의 한 사람이었다.

[현황]

옛 경상남도 창원군 상남면은 1980년대 탄생한 창원시의 중심이 됨으로써 전면적인 도시 계획이 단행되었다. 상남면에 있던 퇴촌리도 예외가 아니어서 세거지에서 벗어나 인근 지역으로 이사를 하게 되니, 오늘날 사림동 일대가 그곳이다. 아직 이곳에는 많은 직장공파 순흥안씨들이 살고 있다.

[관련 유적]

육군부장 숭록대부 신기선(申箕善)이 안두철·안정석 부자의 공적을 높이 평가하여 1876년 용지 마을 앞에 세운 순흥안씨두철공불망시혜비(順興安氏斗喆公不忘施惠碑)가 있다. 이 비각은 일제 때 대공(對空) 통신대 설립으로 말미암아 유화정(柳花亭)[현 의창구 용호동]으로 이전됐다가, 창원시의 도시 계획으로 인해 1980년대 초반 창원의 집 맞은편 안산에 이전 보존되고 있다. 안두철이 지은 성퇴헌은 1985년 창원시에 의해 농경 문화의 유산을 보존·전시하는 곳인 창원의 집으로 개칭된 후 문화재로 관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