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북면에 위치하고 있는 외감리는 천주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전형적인 산촌마을이다.

천주산에서 내려오는 신천천이 마을 중앙을 흐르며, 자연마을로는 외감마을 외에도 새터마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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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바라본 천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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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산에서 본 외감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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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천

외감마을은 400여 년 전 옥산전씨들이 최초로 입향하여 마을을 형성한 후 지금까지 벼농사 중심의 전통적인 삶의 형태를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다.

마을 앞의 야트막한 야산은 옛날 한 여자가 저쪽에서 산이 온다고 소리치니 이내 그 자리에 멈춰 섰다는 똘뫼(독뫼, 똥메)의 이야기가 전해 오고, 마을 뒤에는 아기를 낳게 해달라고 빌던 애기바우(치성바우)가 있으며, 천지개벽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농바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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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바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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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뫼(똥메)

외감마을에서는 정월이 되면 대보름을 맞기 위해 대보름 이틀 전부터 부산해진다. 당산나무에는 금줄을 치고 마을에서 생산되는 단감을 당산나무 옹이 부분에 올려놓아 한해 단감농사의 풍년을 기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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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 동제

동제의 시작을 알리는 것은 마을회관 앞의 풍물패들로, 제주와 집사 등이 미리 준비하고 있다가 시간이 되면 풍물패를 앞세우고 당목(당산나무)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 뒤를 마을 사람들이 뒤따른다. 동제는 점심때쯤 지내는데 돼지머리와 떡 등을 차린 고사상을 마련하고 풍물패들이 당산나무 주변을 악을 치면서 몇 바퀴를 돌고는 집사의 고유문을 읽는 것으로 동제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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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감마을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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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 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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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 동제

제의는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의 순서에 따라 술을 올리는 등 유교식 제차에 따라 진행된다. 제상에 놓여 있는 돼지머리에 돈을 걸고 절을 하는데, 대부분의 마을 사람들이 참여한다. 이 의식이 끝나면 모두 떡이며 과일 등을 음복하고 나면 동제는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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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 동제

그러면 풍물패들이 풍악을 울리며 마을회관으로 되돌아가서 한바탕 흥을 돋운다.

다음 의식인 줄다리기를 위해서이다. 남녀노소 모두가 참여하는 대동의 줄다리기가 끝이 나면 달이 뜰 무렵까지는 평온하다. 북면 외감리의 병술년 정월 대보름 고유문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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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 동제

유세차 병술년 정월 십오일 마을 대표 이창호와 이성대 감소고우

어언 470여 년을 하루같이 묵묵히 우리 마을의 발전과 안과태평을 수호해 주신 당산할머님께 삼가 고하나이다. 우리마을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일심동체가 되어 성과 열을 다하여 술과 떡 그리고 안주를 장만하여 당산할머님에게 올리옵니다. 많이 음복하시옵고 우리들에게 항상 좋은 일만 있사옵기를 당산할머니께서 도와주시고 수호하여 주시옵기를 전 동민은 두 손 모아 합장하여 기원하고 또 기원하나이다.

외감마을 사람들은 달집태우기를 위해 며칠 전부터 준비를 하는데, 장정들은 마을 가까이에서 달집에 필요한 대나무며 솔가지 등을 마련하느라 정신없고, 마을의 부녀자들은 보름날 먹을 잔치 음식을 장만하느라 부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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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 달집태우기

보름날 당일 아침 일찍부터 마을 어르신들은 장정들이 세운 달집을 구경하고 오후가 되면 주로 할머니들과 부녀자들이 마을 앞 논에 세워진 달집 주변에 삼삼오오 모여들어 각 가정에서 정성스레 적어 온 한 해 소원문을 매달고는 허리를 굽혀 연신 절을 하기도 한다. 소원문의 대부분은 ‘안과태평’ ‘가내화평’과 같은 길상 문구가 가장 많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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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 달집태우기

집안에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그 분의 속옷을 달집에 넣기도 하는데 그러면 환자의 병이 완쾌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 예전에는 정초부터 날린 연에 송액(送厄)이라는 글귀를 적어 달집에 걸어 놓기도 하였다는데, 그러면 한 해의 액이 마을이나 연 날린 사람으로부터 벗어나 편안하게 한 해를 지낼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요즘은 연을 날리지 않기 때문에 이런 풍습들은 사라지게 되었다고 한다.

달집은 달이 떠오르기를 기다렸다가 태우게 되는데, 예전에는 달점을 보는 풍습도 있었다고 한다. 즉 달이 늦게 뜨면 물이 든다고 해서 비가 흔하다고 생각하고, 되게(일찍) 뜨면 그 해는 가물어 비가 귀하다고 하며, 또한 달빛이 붉으면 가물고 희면 물이 흔하게 된다고도 한다.

저녁 무렵이면 조용하던 달집 주변으로 마을 풍물패들이 모여서 악을 치는데, 달이 뜰 때까지 이렇게 논다.

달집에 제사상을 차리거나 고유문을 지내는 절차는 없다. 그것은 이미 낮에 동제를 지냈기 때문인 듯하다. 마침내 마을에 달이 뜨면 논두렁과 논에 모여 있는 사람들이 탄성을 지르기도 하고, 연신 허리를 굽혀 달을 맞으며 한 해의 무탈함과 가정의 행복과 소망을 기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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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 달집태우기

외감마을에서는 현재도 기원문을 적고 마을 공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달집 주변에다 크고 긴 대나무 꼬챙이를 세워 두는데, 마을 사람들이 십시일반 그곳에 돈을 매단다. 얼마라고 정해진 것은 아니어서 마을 사람들은 대부분 만 원 정도를 걸지만, 타지에서 살다가 고향을 찾은 사람들은 돈봉투를 마련하여 매달기도 한다. 이렇게 모아진 돈으로 마을에서 급하게 필요한 경비를 충당하는 것이다.

달집태우기를 끝으로 마을의 공식적인 정월 대보름 행사는 끝나는데, 부녀자들은 집으로 돌아가기도 하고, 남정네와 노인분들은 다시 마을회관에 모여들어 그간의 노고와 그날 있었던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정보제공자]

원갑성(남, 1936년생, 외감마을 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