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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복 어른의 넋을 기리며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2E010303
지역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북면 외감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황은실

외감마을에서는 매년 음력 7월 14일 자정에 황수복 어른을 추모하기 위한 기일제를 지낸다. 마을에서 언제부터 황수복 어른의 제사를 지내 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마을 사람들은 적어도 2백 년은 되었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다.

그 역사는 정확히 알 수 없어도 외감마을에는 황수복이라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와 그를 추모하게 된 사연이 전해 오고 있다.

구전에 따르면 본래 황수복 어른은 외감마을이 아닌 타지에서 이주해 왔다고 한다. 재산이 많았으나 후손이 없어 죽기 전에 자신의 모든 재산을 마을에 기증하였고, 그가 죽은 후 마을 사람들은 그에 대한 보답으로 매년 음력 7월 17일 자시(子時)에 제를 올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외감마을 사람들은 황수복 어른의 제사라 하면 대부분이 참석한다. 왜냐하면 제사에 지극히 공을 들이면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속설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예전에는 황수복 어른 묘의 벌초도 서로 하려고 했단다. 묘를 벌초하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원갑성(74세) 옹이 황수복 어른의 이야기를 하다가 일제강점기에 제사 지내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때도 제사는 빠짐없이 지냈지요. 왜놈들이 제사를 지내는 것을 싫어하니깐 불을 끄고 조용히 지냈다고. 일제강점기에 먹고 살기 힘들었지 않습니까. 제사상이 성대하진 못해도 지금보다 정성은 더 들어갔지요. 성과 열이 있는 사람이라면 마을 유지뿐만 아니라 쌀 1되고 2되고 간에 성심껏 제비를 내어 제사에 참여했지요."

누가 제관을 맡느냐고 물었더니, 원갑성 옹이 다음과 같이 설명해 주었다. "제관을 선정하는 일이 중요하지요. 1년 동안의 마을의 운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예부터 제관은 무당이 대를 잡아 지명했어요. 선정된 제관은 1년 내내 굳은 일을 안 하며, 기일제 3개월 전부터는 부부관계도 금하고. 또한 나쁘고 더러운 것을 보면 안 되고. 위에 어른들은 한복 차림에 갓을 쓰고 옆을 바라보지도 않고 길을 지나갔었다고 해요. 또한 제사 3일 전에 제관은 목욕재계를 했어요. 지금은 이장이 제관을 맡아서 하고, 청년회, 부녀회 임원들이 주축이 되어 마을 사람들과 함께 제를 지내요.”

[황수복 기일제 참관기]

황수복 기일제가 있던 지난해 7월 14일 저녁 밤 9시 외감마을에 도착하자마자 가느다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황급히 신천천 주변에 주차를 해놓고 비를 피하기 위해 마을회관으로 향했다.

잠깐이지만 늦은 밤의 마을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바라보는 천주산은 그 형체가 아련하게나마 보였다. 달천계곡을 따라 흘러오는 신천천에서는 벌레소리가 울리고 비에 젖은 흙내음이 물씬 풍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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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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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천

밤 풍경을 뒤로 하고 황수복 기일제가 열리는 마을회관 2층으로 들어섰다.

마을회관 2층에는 2개의 방이 있다. 하나는 방송시설이 설치된 작은방(방송실), 다른 하나는 마을 행사에 외감 사람들이 모두 모일 수 있는 66.17㎡ 정도의 큰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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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감마을회관

밤 10시 큰방 한쪽에서는 마을의 부녀회 회원 5~7명이 분주하게 제사음식을 차렸다. 분주한 부녀자들의 모습과 달리 다른 한쪽에서는 마을의 청년회 회원과 마을 어른이 모여서 조촐하게 소주를 마시면서 바로 다음날 열리는 마을 동회 안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작은방에서는 이성대(2008년 외감마을 이장) 씨가 마을 사람들에게 밤 11시에 황수복 기일제를 지낸다며 방송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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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 개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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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복 기일제

밤 10시 30분 기일제를 지내는 시간이 가까워지자 마을 사람들이 마을회관에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기일제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청년회와 노인회 남성 회원들이다. 사람들이 제사상을 중심으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나이순으로 자리를 잡자, 이성대(56세) 씨가 제사상 양쪽의 촛불을 밝히고 난 다음 향을 피워 제사의 시작을 알렸다. 마을 사람들은 제각기 정성껏 준비한 제비를 흰 봉투에 넣어 제사상 가운데에 놓아두었다. 제비는 마을기금에 충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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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복 기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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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복 기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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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복 기일제

기일제상에서 특이한 점은 황수복 한 분을 위한 제사인데 제사상에는 2개의 밥과 술잔이 놓여 있다는 것이다. 황수복 어른의 부인 것이라고 생각하였으나 마을 노인이, “황수복과 함께 온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1인분을 더 준비한 것”이라고 말한다. 고인의 손님까지 반갑게 맞아주어 함께 제사음식을 드시라는 마을 사람들의 애틋한 마음을 느꼈다.

그런가 하면 황수복 기일제의 제관은 한 사람으로 고정되어 있지 않는다고 하였다. 다만 제사의 주 제관은 당 해의 이장이 맡아서 하나, 개인적으로 제를 올리고 싶어 하는 마을 사람이 있으면 마을 이장은 제관의 자리를 내어주고 집사의 역할을 한다. 부정을 탄 주민들을 제외하고는 제비를 낸 마을 주민 중에 제관이 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할 수 있단다.

또한 제관이 되어 제를 올리는 사람은 대부분 특별한 사연을 가지고 있다고. 아이를 낳게 해달라고 기원하는 사람, 가족의 건강을 위해, 나아가 마을의 안녕을 위해 기원하는 사람 등등. 실제 외감마을에서는 아이를 낳게 해달라고 기도를 올려 아이를 얻은 마을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갑자기 번개가 치더니 창문 밖에 빗줄기가 굵어진다. 창문을 치는 빗방울 소리가 소란스럽지만 마을 사람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경건한 분위기 속에 제가 진행되었다. 남녀 불문하고 이 자리에 모인 마을 사람들은 하나같이 황수복 어른을 추모하여 제를 올린다.

마을 사람 전원이 절을 하는 가운데 한 자리에 가만히 서서 묵념을 하고 있는 한 분이 보였다. 기일제가 끝나고 조심스럽게 종교적인 이유에서 묵념을 한 것이냐고 물어보았더니, 자신이 상갓집을 갔다 와서 부정을 탔기 때문이라 말하였다. 3일 전에 가장 친한 친구를 잃었는데, 기일제를 앞두고 난 상이라 상갓집에 가지 않을까도 고민해 봤지만 친구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해 주고 싶었다고 한다.

11시 30분 황수복 기일제가 끝났다. 외감마을 사람들은 제사상에 올린 음식을 나눠먹었다. 마을 부녀자가 제사음식을 먹어야 복을 받는다며 곶감을 필자의 입에 넣어 준다. 입안에 맴도는 곶감의 단맛이 피로를 풀어주었다. 마을 부녀자들은 분주하게 제사음식을 정리한 뒤 즉석에서 비밤밥을 만들었다. 그리하여 제사에 참석한 주민들은 방 안에 모여 앉아 비빔밥과 과일, 고기, 술 등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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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복 기일제

기일제 다음날에는 동회가 열린다. 동회에는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기일제에 사용된 제사음식을 나누어 먹는다. 기일제가 끝나고 동회로 이어지는 마을 전통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모르나 황수복 기일제가 마을 사람들의 화합과 친목을 더해 주고 있음은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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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복 기일제

[정보제공자]

원갑성(남, 1936년생, 외감마을 거주)

이성대(남, 1953년생, 외감마을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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