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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골의 장자 이야기」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201885
한자 安骨-長者-
영어의미역 Story of Senior in Angol Village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동읍 금산리
집필자 정정헌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전설|인물담
주요 등장인물 장자|며느리|탁발승
관련지명 금동|안골지도보기
모티프 유형 탁발승의 예언|장자의 망함

[정의]

경상남도 창원시 동읍 금산리에서 안골의 장자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채록/수집상황]

1982년 의창군에서 출간한 『내 고장의 전통』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옛날 옛적에 경상남도 의창군 동면 금산리[현 경상남도 창원시 동읍 금산리] 금동의 안골에 장자(長者) 한 사람이 살고 있었다. 장자는 요샛말로 하면 거부(巨富)쯤에 해당하는 말이니 안골에 살던 이 장자도 당시에는 시골에서 만 석쯤 하던 거부였던 모양이다. 하여간 장자는 고대광실의 고래등 같은 청기와집에 살면서 마을 앞에 전용으로 쓰는 우물, 즉 독샘(獨泉)까지 가지고 있었다. 돈만 있으면야 진시황 아방궁인들 못 짓고 살라는 법 없으니 이만한 정도의 호사는 사실 순박한 호강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정작 그 다음부터의 일이었다.

세상인심이란 옛날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밥술이나 떠먹는 집 치고 사랑채에 손님 끊이는 법이 없는지라 장자네 집 사랑채에도 사시장철 과객의 발길이 끊이는 날이 없었다. 집안으로 치면 사돈의 팔촌에서부터 명색이 글줄이나 주워섬긴다는 선비 나부랭이, 하다못해 지나가는 도부 장수까지도 오다가다 해 저물고 출출하면 으레 장자네 사랑채로 기어들곤 하였다.

일이 이쯤 되고 보면 곤란한 것은 장자네 집의 안식구들이었다. 그 중에서도 장자네 집의 안살림을 맡은 며느리는 도무지 이런 일이 마땅치가 않아서 죽을 지경이었다. 허구한 날 사랑채 손님의 치다꺼리도 성가셨지만 집안의 재물이 축나는 것은 더욱 참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그러다 보니 며느리는 대문간의 인기척에도 소름이 오싹해질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그러던 어느 날 장자네 대문간에 시주를 청하는 탁발승 한 사람이 찾아왔다. 며느리는 탁발승을 불러다가 넌지시 물었다. “스님, 시주는 얼마든지 할 터인즉 어디 내 집 문전에 손님 좀 오지 못하게 하는 비방은 없습니까?” 탁발승은 며느리의 얼굴을 한참 보고 있더니 이윽고 입을 열었다. “있기는 있습니다만, 그것이 좀…….” 탁발승의 말에 며느리는 바싹 다가들며 다그쳤다. “네? 스님, 그 비방을 좀 알려 주십시오. 그러면 내 시주는 얼마든지 내겠사옵니다. 네? 어서요!”

탁발승이 일러준 비방이라는 것은 대개 이러하였다. 장자네 집에서 전용으로 길러다 먹는 독샘까지 가는 길가에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데 매일 물 길러 다니면서 길가의 돌 하나씩을 집어 그곳에 쌓아 놓고 초하루 보름을 지성껏 기원하며, 그 돌무더기가 소 한 마리가 누워 있는 만큼 부피가 커지면 장자네 집의 손님이 끊긴다는 것이었다.

며느리는 그날로 당장 하루에도 몇 번씩 물을 길러 다니며 부지런히 돌을 집어다가 무더기를 쌓아 갔다. 그리하여 돌무더기가 마침내 황소 한 마리가 누운 것만큼 부풀어 올랐을 때 과연 탁발승의 말대로 장자네 집을 찾는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겼다. 그런데 웬일인지 장자네 가산이 날로 기울어 가 마침내 만석꾼인 장자는 망하고 말았다고 한다.

현재 경상남도 창원시 동면 금산리 금동마을에는 이러한 전설과 함께 이때 장자가 길어 마셨다는 독샘이 남아 있으며, 장자가 살았다는 집터는 경작지가 되어 있으나 흙 속에서 지금도 청기와 조각이 나온다고 하며, 며느리가 물을 길러 다니며 쌓았다는 돌무더기도 반쯤 허물어진 채 그대로 남아 있다.

[모티프 분석]

「안골의 장자 이야기」의 주요 모티프는 ‘탁발승의 예언’과 ‘장자의 망함’이다. 여느 장자에 관련한 전설과 동일한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즉 승려, 장자, 며느리가 중심이 되어 사건이 전개된다. 그러나 이야기 내용은 전혀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안골의 장자 이야기」는 한 집안의 패망을 다루고 있지만 돌무더기를 쌓아 집안을 망하게 함으로써 집안으로 찾아오는 손님에 대한 며느리의 본분과 자세를 일깨워 주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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