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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의 어로 속신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210023
한자 鎭海-漁撈俗信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시대 조선/조선 후기
집필자 정정헌

[정의]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에 전승되는 고기잡이할 때의 민간 신앙.

[개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에워싸여 있어서 바다는 역사적으로 우리 민족의 생활 무대가 되어 왔다. 그런 가운데 바다가 지닌 신비, 사람의 힘이 미칠 수 없는 조화에 대한 외경과 공포는 자연스럽게 속신을 낳게 되었다. 경상남도 진해 지역도 바다를 배경으로 생활하는 사람이 많아서 많은 어로 속신이 생겼다. 고기잡이[漁撈]는 대체로 길서(吉瑞)보다 금기(taboo)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어로 속신의 종류]

1. 조선 시(造船時)의 속신

(1) “배를 만들 때는 집에서 쓰던 나무나 말라 죽은 나무는 쓰지 않는다.”

(2) “배에 쓰던 나무는 집안의 용재(用材)로 쓰지 않고 땔나무로만 쓴다.”

(3) 땔나무로 쓰더라도 배와 관계 없는 사람이 쓰는 것이 통례라고 한다. 이것은 가옥의 수호신인 ‘성주’와 배의 수호신인 ‘선왕’의 경계를 분명히 하여 서로의 노여움을 사지 않겠다는 신앙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4) “순산 후 일주일이 지나지 않은 집안의 가족은 배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 이 출산 금기는 출어 시에도 지켜지지만 부정을 입은 산부의 남편이나 거기에 접근한 어부를 멀리 함으로써 경외의 대상인 용신(龍神)에 대하여 경건한 자세를 하여 어로인(漁澇人) 자신의 이익을 꾀하려는데 목적이 있다.

(5) “새 배를 모을 때 아무도 모르게 그 배 안에서 숫처녀와 숫총각이 교접을 하면 고기가 많이 잡힌다.” 이것은 풍어를 기원하는 주술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2. 출어 시(出漁時)의 속신

고기잡이를 떠날 때는 풍어제를 올리는데 반드시 선장과 선주·선원들의 성명, 생년월일을 기명하여 두고 그들의 행운을 빈다. 풍어제를 올릴 때는 깨끗한 물로 배를 청소하고 소금은 선실의 주위에 뿌린 다음 짚단에 불을 붙여 들고 이물[배의 앞부분]에서 고물[배의 뒷부분]까지 걸어가며 “잡귀는 없어지고 불꽃같이 일어라.”고 빌면서 짚단을 고물쪽 바다에 던진다. 이것을 ‘불가시’라고 하는데 부정을 멀리 가게하고 복을 들게 하려는 주술적 의미가 있는 것이다. 또 배가 출항할 때는 소금이나 황토를 배 위에 뿌리기도 한다.

(1) “출어를 전후하여 산부가 있는 집의 선원은 7일 동안 집에 들어가면 안 된다.” 이 출산 금기[제왕 부정]의 취지는 앞에서 설명한 것과 같다.

(2) “선장이 출어 전날 꿈에 상여나 송장을 보면 재수가 있다.”

(3) “출어 시나 어로 시에 시체를 보면 고기를 많이 잡는다.”

(4) “출어 전에 관이나 시체를 보면 풍어가 된다.”

고기잡이 민속에서 길서가 많이 없지만 상장(喪葬)에 관한 것은 길한 것으로 환영하는 습속이 있다. 이것은 공중에 배회하는 인간의 영혼이 인간에게 재물을 안겨 준다는 속신에서 기원한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원한이 맺혀 죽은 영혼은 악귀가 되어 인간에게 화를 입힌다고 한다.

3. 어로 시(漁撈時)의 속신

(1) “어선에는 여자를 태우지 않는다.” 이것은 선왕(船王)이 여신(女神)이기 때문에 여자를 배에 태우면 질시한다는 속신에서 기원한다. 부득이하게 여자를 태우지 않을 수 없을 때는 남자 선원 한 사람이 여자 속옷을 입는다고 한다. 근래에는 여자 사진을 몸에 지녀서 대체한다고 한다. 그런데 간혹 선왕이 남신(男神)인 남선왕(男船王)이 있을 수가 있는데, 새 배를 내릴 때에 사고로 죽은 목공 같은 이가 있을 경우 그가 ‘남선왕’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남선왕을 두는 어선은 재수가 좋다고 여긴다.

(2) “고기잡이 하다가 한쪽 신발이 바다에 떨어지면 나머지 한쪽도 바다에 버린다.” 이것은 귀신이 신발을 탐내어 한 쪽을 가져갔으니 나머지 한 쪽도 주어야 안전하다는 속신이다.

(3) “어로 중에 시체가 배에 따라오면 건져주고 배에서 멀어지는 시체는 버린다.” 이것은 따라오는 시체는 육지에 나와야 할 시체이기 때문에 건져 준다는 것인데, 경상남도 진해시 속천동 오씨는 이런 일로 작업의 번창을 가져온 일이 있다고 한다.

(4) “배에서 사람이 죽으면 재수가 없다.”

(5) “배에서 사람이 죽으면 불길하다.” 이것은 항해 중에 외롭게 죽어간 영혼이 원귀가 되어서 동료 선원들에게 조화를 부려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속신이다.

(6) “시체를 보면 ‘통대구’라고 해야지 시체나 송장이라 하면 안 된다.”

(7) “시체 앞에서 여러 말을 하면 시체에 변화가 일어난다.” 이것은 송장을 송장이라 하지 않고 잘 떠올라 오는 고기인 통대구라는 말로 표현함으로써 시체가 부리는 조화를 미리 막으려는 의도에서이다.

(8) “거북이나 괴이한 어물(魚物)을 보면 술을 흩거나 먹여 보낸다.”

(9) “거북이를 만나면 용왕님 비켜 주시오.” 라고 한다. 이것은 거북이나 괴이한 어물은 가장 신령스럽게 보아서이다.

(10) “배에서 쇠붙이[솥, 남비, 칼 등]를 잃으면 재수가 없다.” 이것은 쇠를 싫어하는 뱀에게 화를 내게 하는 행위가 된다는 속신이다. 바다에 나가 어망을 치고 잠을 잘 때나 어로 중에 선장이나 선원들에게 선왕의 우는 소리가 들리는 수가 있다. 그 때에 앞에서 울면 날씨가 궂고, 어로선 두 배 사이에서 울면 고기가 많이 잡힐 길조이고, 그물 친 데서 울면 역시 길조라고 믿는다.

이러한 속신 외에도 “개고기를 먹으면 불길하다.” 하여 평소에도 먹지 않고 출어 시에도 먹지 않는다고 하며, 매월 초4일은 사일(死日)과 같은 음이고, 초5일은 패일(敗日)이므로 출어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배의 진수[배 내리기]와 배의 고사는 반드시 만조(襔朝)때 한다고 하며 조금날[음력 매달 8일과 23일]에 출어나 진수를 하면 고기를 많이 잡는다고 한다. 생일이 조금인 사람도 고기를 많이 잡는다고 한다.

[의의]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에 전승되는 어로 속신들은 바다를 배경으로 하여 살아왔던 지역 주민들의 삶에 대한 방향과 가치관이 민간 신앙의 형태로 전해지는 소중한 자료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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