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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어휘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211315
한자 植物語彙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경상남도 창원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정대

[정의]

경상남도 창원시에 살았던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사용했던 식물 관련 말.

[개설]

창원 지역의 식물 어휘를 꽃과 풀, 나무, 과일과 열매 등 세 가지로 나누어, 같은 내용을 가리키지만 표준어와 형태가 다른 말이나 같은 형태이지만 내용이 다른 말을 중심으로 기술하기로 한다. ‘[ ]’ 왼쪽 표기는 창원지역어를 한글 맞춤법 방식으로 적은 것이고, ‘[ ]’ 안의 표기는 실제 발음을 나타낸 것이다. 발음은 필요한 경우에만 표시한다. 위첨자로 된 ‘ˈ[위첨자]’는 그 왼쪽에 있는 말의 발음이 높다는 것을 나타내는 기호이다. 경남방언은 성조 언어인데, 이 표시가 된 말은 고조(高調. High)라는 성조를 갖는다. 경남방언은 유난히 비모음(鼻母音)이 발달한 언어이다. ‘강(江)+이’는 받침 ‘ㅇ’이 탈락하는 대신에 그 앞뒤 모음을 비모음으로 실현시키고, ‘산(山)+이’는 받침 ‘ㄴ’이 탈락하면서 그 앞뒤 모음을 비모음로 실현시킨다. 이를 각각 ‘가ˈ~이ˈ, 사ˈ~이’처럼, ‘~’를 사용하여 나타내기로 한다.

[꽃과 풀 관련 어휘]

1. ‘진달래꽃’과 ‘철쭉꽃’

‘진달래꽃’을 창원지역어에서는 ‘참꽅[창꼳ˈ]’이라고 하고, ‘철축꽃’은 일반적으로 ‘개꽅ˈ’이라 한다. ‘참-’은 ‘진짜의, 참된’의 의미를 갖고, ‘개-’는 ‘야생 상태의, 질이 떨어지는’의 의미를 갖는 접두사이다. 그런데 동읍 지역에서는 ‘철쭉꽃’을 ‘진달ˈ래ˈ’라 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창원지역어에서는 ‘꽃’을 ‘꽅’이라 한다.

2. ‘쓴 냉이’류

‘쓴냉이’라는 표준어는 없지만, 창원지역어에서는 ‘씬ˈ냉ˈ이, 씬ˈ내ˈ~이’라 하여 아주 일반적으로 이 표현을 쓴다. 모양은 냉이와 비슷하지만 맛이 쓰다는 뜻에서 붙여진 말인데, 민들레, 씀바귀, 고들빼기 등 쓴 맛이 나는 일체의 식물은 전통적으로 ‘씬ˈ내ˈ~이’로 불린다. 요즘 들어 ‘민들레’를 ‘민들레ˈ미’, ‘씀바귀’를 ‘시뿌재ˈ~이’라 하는 지역도 있다는 점을 덧붙여 둔다.

3. ‘삘기’와 ‘억새’

‘삘기’와 ‘억새’는 서로 다른 종류의 풀이지만, 이삭 모양의 흰색 또는 흑자색 꽃이 가지 끝이나 줄기 끝에 수상(穗狀) 화서로 핀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인지 두 식물의 명칭 부여에서도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창원의 어떤 지역에서는 ‘삘기’를 ‘피이ˈ기’라 하고 ‘억새’를 ‘항새피이ˈ기’라 하는데, 여기에 ‘피이ˈ기’가 공통으로 들어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삘기’를 ‘피ˈ끼ˈ, 피ˈ비ˈ’라 하고 ‘억새’를 ‘항새배ˈ기’라 하는 지역도 적지 않다.

4. ‘덩굴’과 ‘가시덤불’

‘덩굴’을 창원지역어에서는 ‘넝쿨ˈ’이라 하는 데가 많지만, ‘영ˈ쿨’이라 하는 곳도 있다. ‘영ˈ쿨’ 지역에서는 ‘가시덤불’을 ‘까새영ˈ쿨’이라 한다.

5. 쇠비름

‘쇠비름’에 대한 창원지역어 명칭은 지역마다 다른데, ‘호룽나ˈ물ˈ’이라고 하는 지역이 많다. 어떤 지역에서는 ‘사랑바ˈ~아불ˈ씨ˈ라’라는 재미있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어린아이들이 쇠비름을 뿌리째 뽑아 뿌리를 문지르면서 “사랑바ˈ~아 불ˈ씨ˈ라!”(사랑방에 불 켜라!)를 주문처럼 외면서 놀이를 한 데서 이 이름이 유래하였다. 뿌리를 손으로 문지르면 그 뿌리는 꼭 사랑방에 불을 켠 것처럼 붉은 색깔로 바뀌는 것이다. 쇠비름의 뿌리는 번식력이 강하기로 유명하다. 아이들의 이런 놀이도 그 왕성한 번식력을 억제하려는 어른들의 의도와 무관하다 할 수 없을 것이다. 쇠비름이 밭에 날 경우 그것은 대표적인 잡초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6. 잔디

‘잔디’는 일반적으로 ‘짠데ˈ기’라 하지만, ‘짠ˈ지’라 하기도 한다. ‘짠ˈ지’는 매우 주목되는 어형이다. 그 까닭은 표준어를 비롯한 많은 방언에서 ‘잔디’는 결코 ‘잔지’로 구개음화하지 않는 말로 알려져 있는데, 창원지역어에서는 이것이 구개음화의 적용을 받는 말로 발음되기 때문이다.

7. 그 밖에 꽃과 풀 관련 어휘

‘꽈리’는 ‘땡까ˈ알’, ‘질경이’는 ‘빼뿌재ˈ~이’ 또는 ‘빼뿌장ˈ구’, ‘도꼬마리’는 ‘도토마ˈ리’, ‘수세미’는 ‘수ˈ시’ 또는 ‘쑤ˈ시’라 한다.

[나무 관련 어휘]

1. 그루터기

표준어 ‘그루터기’는 풀이나 나무 따위의 아랫동아리 또는 그것들을 베고 남은 아랫동아리라는 뜻을 갖는다. 그러나 창원지역어에서는 그 대상이 나무인지 풀인지에 따라 표현이 달라진다. 나무의 아랫동아리는 ‘둥구ˈ[위첨자]리’ 또는 ‘나무둥구ˈ리’라 하고, 풀의 아랫동아리는 ‘끌티ˈ기’라 하기 때문이다. ‘나락끌티ˈ기, 쑤시끌티ˈ기’ 등은 창원 지역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었다. 각각 ‘벼그루터기, 수수그루터기’를 지칭하는 창원지역어이다.

2. ‘옻’과 ‘숯’

표준어와는 달리, 받침이 ‘ㅌ’으로 끝나는 표현이 창원지역어에서는 의외로 많다. ‘옻’과 ‘숯’도 ‘오ˈ트로(옻으로), 수ˈ트로(숯으로)’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 기저형이 각각 ‘옽, 숱’과 같이 받침이 ‘ㅌ’으로 끝나는 말이다. ‘낫, 꽃, 돛’도 창원지역어에서는 각각 ‘낱ˈ, 꽅, 돝’과 같이 ‘ㅌ’ 받침을 갖는 말이다. ‘나ˈ틀ˈ 가ˈ이고(낫을 가지고), 꼬ˈ틀 본다(꽃을 본다), 도ˈ테(돛에)’ 등 참고.

3. 버드나무

표준어 ‘버드나무’에 제일 가까운 발음을 갖는 창원지역어는 ‘버들나무[버들라ˈ무]’이다. ‘ㄹ’ 탈락 여부만 제외하면 사실상 같은 발음이다. 그러나 그 가리키는 대상이 다르다는 점에 유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표준어 ‘버드나무’에 해당하는 창원 지역 나무는 ‘수ˈ양ˈ버들’이고, 창원지역어 ‘버들나ˈ무’에 해당하는 표준어는 ‘미루나무’이기 때문이다. ‘버들나ˈ무’는 창원 지역에서 ‘애풀나무[애풀라ˈ무]’라고도 한다.

4. 칡

‘칡’의 창원지역어는 ‘칠ˈ’이다. 표준어에서 ‘ㄺ’을 받침으로 갖는 명사, 이를테면 ‘닭, 흙, 칡’ 등은 창원지역어에서 ‘ㄹ’로만 발음된다. 표준어에서는 ‘칠기(칡이), 달게서(닭에서), 흘그로(흙으로)’와 같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가 오면 ‘ㄺ’이 다 발음되지만, 창원지역어에서는 각각 ‘치ˈ리ˈ(칡이), 다ˈ레서(닭에서), 흘ˈ로(흙으로)’처럼 ‘ㄹ’로만 발음되는 것이다. 요즘에는 다른 지역 말에 영향을 받아 ‘칙, 닥, 흑’ 또는 ‘칰, 닼, 흨’ 등 받침이 ‘ㄱ’ 혹은 ‘ㅋ’으로 재구조화되기도 하지만, 전통적으로는 ‘ㄹ’이었다.

5. 그 밖에 나무 관련 어휘

‘솔가리’, 즉 소나무의 낙엽은 ‘갈ˈ비’ 또는 ‘깔ˈ비’, ‘떡갈나무’는 ‘갈풀나무[갈풀라ˈ무]’, ‘삭정이’는 ‘삭ˈ다리’ 또는 ‘학ˈ다리’, ‘가랑잎’은 ‘갈방이파ˈ리’, ‘뿌리’는 ‘뿌래ˈ~이’라 한다.

[과일과 열매 관련 어휘]

1. ‘상수리’와 ‘도토리’

‘상수리’는 상수리나무의 열매를, ‘도토리’는 갈참나무나 졸참나무 등의 열매를 이르는 말이다. 이들 나무는 모두 참나뭇과에 속하는 나무들인데, 상수리는 열매가 둥글고 도토리는 길쭉하다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창원지역어에서는 이들을 모두 ‘꿀ˈ밤’이라 통칭하고, 굳이 구별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상수리를 ‘참꿀밤[창꿀ˈ밤]’, 도토리를 ‘개꿀ˈ밤ˈ’ 또는 그냥 ‘꿀ˈ밤’이라고 한다.

2. 딸기

요즘은 산이나 들에서 나는 것, 재배하는 것, 나무에 달린 것, 줄기로 뻗어나가는 것 가리지 않고 통칭하여 ‘딸기’라 하지만, 창원지역어에서는 구별이 있었다. 우선 신품종으로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것은 ‘딸기ˈ[위첨자]’라 하고, 그 나머지 것들은 모두 ‘딸’이라 했다. ‘딸’ 가운데서도 나무에 열매가 맺는 것은 ‘나무ˈ딸’이라 했고, 뻗어나간 줄기에 열매가 맺는 것은 ‘줄ˈ딸ˈ’이라 했다. ‘뱀딸기’는 ‘개딸ˈ’ 또는 ‘구리ˈ딸ˈ’이라 불렀는데, ‘개딸ˈ’은 딸기 같잖은 딸기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고, ‘구리ˈ딸ˈ’은 ‘구리ˈ’(뱀)가 먹는 딸기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3. 청미래덩굴과 그 열매

표준어에서 ‘청미래덩굴’이라고 하는 식물은 창원지역어에서 ‘망개나ˈ무’라 하고, 그 열매는 ‘망개ˈ’라 한다. 그런데 표준어에는 그 열매에 대한 단어가 없다. ‘청미래덩굴’을 볼 때마다 필자는 표준어의 제정이 공통어를 중심으로 하지 않고 서울말을 중심으로 한 것의 폐해가 얼마나 큰가를 실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 의미를 갖는 단어는 크게 ‘망개’계(‘망개, 몽개, 뭥개’ 등), ‘맹감’계(‘맹감, 멩감, 명감, 멍감, 밍감, 명과’ 등), ‘청미래덩굴’계(‘청미래덩굴, 청미래덤불’ 등), 그 밖(‘퉁갈, 땀바구’ 등)으로 나누어지는데, ‘망개’계는 경상도 전역, 충남·충북 일부 및 경기 일부 지역에서 쓰이고, ‘맹감’계는 전라도 전역, 충남 일부 지역에서 쓰이는 반면, ‘청미래덩굴’계는 경기 일부 및 충북 일부 지역에서 쓰일 뿐이다.(‘퉁갈, 땀바구’는 강원 일부 지역에서 사용된다.) 이런 분포를 감안해 보면, 적어도 ‘청미래덩굴’은 표준어로 선정되지 말았어야 하는 단어임을 실감하게 되는 것이다.

4. ‘오얏’과 ‘자두’

국어사전에서 ‘오얏’을 찾아보면 ‘자두’의 옛말이라고 되어 있다. 무심코 쓰고 있는 ‘오얏 李’를 요즘 식으로 하면 ‘자두(나무) 李’가 되는 셈이다. 그런데 자두도 요즘과 같은 개량종이 있기 이전에는 재래종이 있었다. 이 재래종 자두를 창원 지역에서는 ‘풍개ˈ’라 했다.

5. 그 밖에 과일과 열매 관련 어휘

‘고욤’을 ‘기ˈ감ˈ’, ‘보늬’를 ‘보니ˈ’ 또는 ‘보ˈ~이’, ‘머루’를 ‘모래ˈ’ 또는 ‘머리ˈ’, ‘마름(菱)’을 ‘몰ˈ밤’이라 한다. 쇠로 만든 철조망을 ‘몰ˈ밤’이라 불렀다는 점도 덧붙여 둔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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