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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정월 대보름이 큰 명절이었제!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2A010302
지역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 귀산동 석교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정정헌

정월 대보름 새벽 석교마을에서 가장 분주하게 움직이는 이들은 부녀자들일 것이다. 정월 대보름날은 부녀자들이 새벽 일찍 일어나야 한 해 농사는 물론이고 한 해 일이 수월하게 잘 풀린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날이면 창원 지역의 여느 마을과 마찬가지로 석교마을 부녀자들은 오곡밥을 해서 먼저 부엌의 조왕신에게 밥을 차리고 도랑사구(큰 그릇)에 오곡밥을 가득 담아 나락뒤주 앞에 정성스레 상을 차리고는 나물과 수저·술·조기 등을 올려놓고 조상님께 빌기도 한다.

예전에는 키에다 오곡밥과 나물과 미영(목화)씨앗을 올려놓고 소에게 주어 한 해의 풍흉을 점치기도 했는데, 소가 밥을 먼저 먹으면 그 해 시절이 좋고, 나물을 먹으면 채소 농사가, 미영 씨앗을 먹으면 목화 수확이 좋다고 징험하기도 하였다. 또한 먹을거리가 부족했던 시절에는 보름날 아침 양밥(오곡밥)을 김이나 아주까리 잎에 싸서 먹으면 산에서 꿩알을 많이 줍는다고 하여 집집마다 복쌈을 해서 먹는 풍속들도 있었고, 찬거리 중에 물고기를 먹으면 비리가 오른다고 생각하여 절대로 먹지 않았다는 마을 풍속도 전해진다.

이 날은 또 절대 파래를 무쳐 먹어서도 안 된다고 하는데, 만약 이렇게 하면 논바닥에 파래가 끼어 한 해 농사를 망치게 되고 미끄러워 크게 다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석교마을에 전승되는 보름날 풍습 중에는 아침나절에 마당에서 비질을 하면 나락 종자가 쓸려 나가기 때문에 절대 해서는 안 되며, 그 해 노래기(짚에서 주로 생기는데 지네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한다. 이 마을에서는 대개 ‘노내기’라고도 부른다)를 없애기 위해 양밥을 솔잎에 싸서 지붕 위로 던지면서 “노내각시 시집간다. 노내각시 시집간다”는 주문을 외기도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한 해 농작물을 새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후여 후여” 하고 새 쫒는 시늉을 하기도 하면서 양밥을 먹이기도 하였고, 뱀이나 두더지가 집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새끼줄을 마당에서 끌고는 “뱀 들어간다. 뱀 들어간다.”고 하며 줄을 집 밖으로 던져 버리는데, 이렇게 하면 새끼줄을 던진 곳에 뱀이 모두 모여들기 때문에 한꺼번에 죽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정보제공자]

황은준(남, 1933년생, 석교마을 거주)

정순악(여, 1937년생, 석교마을 거주)

이두봉(남, 1930년생, 석교마을 거주)

이말남(여, 1938년생, 석교마을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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