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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산마을 부녀자들의 향례 음식 준비와 손님 접대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2B020202
지역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동읍 석산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홍수정

석산마을의 도봉서원에서는 매년 음력 3월 13일에 상산김씨 문중의 중요한 행사인 향례가 이루어진다.

이 향례에서 제의를 주관하는 것은 남성들이나, 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음식을 마련하고 손님을 접대하는 등의 상당 부분은 부녀자들의 몫이다. 부녀자들이 향례에서 담당하는 일은 향례에 필요한 제수 준비, 손님 접대를 위한 음식 준비, 손님 접대 등으로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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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서원과 상산김씨 종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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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공 향례를 준비하는 부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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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공 향례

먼저 향례에 필요한 음식을 장만하기 위한 재료 준비는 상산김씨 문중회인 ‘상산김씨종중수성회’ 회장과 총무, 재무 그리고 마을에서 살림살이를 잘 꾸려 나간다고 알려진 부녀자 2~3명이 참여한다. 음식 재료는 보통 향례가 이루어지기 하루 전에 마산 어시장에서 구입한다. 과거에는 인근 덕산역에서 기차를 타고 나가 제수를 구입하였으나, 현재는 대중교통이 잘 발달되어 버스로 움직이거나, 자가용을 가지고 있는 주민이 함께하여 시장을 오간다. 음식은 제사에 이용될 것과 손님 대접에 필요한 것으로 나누어 구입한다.

제사에 사용할 음식은 쇠고기·돼지고기와 명태 혹은 동태·문어·조기·도미 등의 생선류와 밤·대추·호두·은행 등 과실류이다. 손님 접대를 위한 음식으로는 사과·배·수박 등의 과일과 김치, 진미채, 계란, 돼지고기 등이다. 옛날에는 물건을 구입하여 돌아오면 향례에 사용될 음식과 쉽게 부패하기 쉬운 것들은 동산정에 마련되어 있는 저장굴에 보관하였다. 이 저장굴은 도봉서원과 동산정을 구획 짓는 담장 사이에 있는 공간으로 폭 110㎝, 높이 130㎝ 가량, 길이 3m 내외의 규모이다. 이 저장굴은 과거 냉장기기가 발달하지 못하던 시절 음식을 저장하던 곳으로 현재는 이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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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굴 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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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굴 내부

마을에는 향례를 지내기 하루 전부터 손님들이 찾아오기 시작하므로 마을 부녀자들은 손님접대를 음력 3월 12일부터 시작한다. 손님을 대접하기 위한 음식은 그 이전부터 준비한다. 보통 향례와 손님 접대에 이용되는 술은 1주일 전에, 단술(식혜)은 하루 전에 미리 담근다.

석산마을에서는 과거 종가의 종부가 마을 내에 살고 있을 때에는 향례에 이용되는 술을 모두 직접 제조하였다. 그러나 종부가 마을을 떠난 이후에는 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부녀자들 중 몇몇이서 나누어 술을 담근다고 한다. 다동댁의 경우 보통 술을 담글 때는 쌀 3~4되와 밀을 이용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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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선 씨

“옛날에 마을 종가가 있을 때는 직접 모두 만들었다고. 근데 종부가 석산(마을)을 떠난 이후에는 마을 사람이 술을 직접 빚었어. 술은 보통 밀로 만들어. 먼저 밀을 가루로 빻아갖고 갈아서 (물을 붓고) 치대서 반죽을 한다고. 반죽한 거를 발로 밟아서 메주맨치로 만들어. 그리고 그늘에서 잘 말려. 이렇게 누룩이 만들어지면 다시 가루를 만들고. 누룩이 잘 마르면 누르스름한 빛이 난다고. 이것을 가루로 만들어서 물을 부어가 불리고, 쌀로 고들밥(고두밥)을 지어요. 지어진 고들밥이랑 물에 불린 누룩을 치대어서 항아리에 붓고 물을 자작자작하게 붓는다고, 그리고 꾹꾹 눌러둔 담에 닷새를 둬. 그러면 위에 보글보글 거품이 올라온다고. 이래 (건더기)밑에 가라앉고 나면 위에 물을 뜨면 그게 술이라.”(정점선, 여, 83세, 다동댁)

손님을 대접하기 위한 음식은 크게 마실 것으로 술과 단술이 있으며, 반찬으로는 마른반찬과 물김치와 배추김치 그리고 창난젓과 명란젓갈 등을 준비한다. 국은 보통 쇠고기국 또는 개장국을 많이 한다. 개장국을 만들 때에는 마을 내에 거주하고 있는 고지기가 직접 잡은 개를 이용하며, 간혹 돼지를 한 마리씩 잡기도 하는데, 이 또한 고지기들이 담당한다. 고지기는 마을에 거주하면서 서원과 종가를 돌보는 일을 담당하던 사람으로 대부분 문중 사람이 아닌 타성이 담당하곤 했다. 이렇게 가축을 잡는 일은 문중 사람이 직접 하지 않는다. 잡은 돼지는 일반적으로 수육을 많이 한다. 음식을 장만할 때는 부녀자들 2~3명이 한 팀이 되어 음식을 각 하나씩 맡아서 요리하며, 이 모든 준비는 동산정에서 이루어진다.

보통 손님들은 음력 3월 12일 정오를 기준으로 찾아오기 시작하므로, 부녀자들은 일반적으로 12일 저녁부터 손님들에게 음식을 제공한다. 찾아온 손님들에게는 모두 저녁을 대접하고, 밤에는 간단히 술안주를 비롯한 밤참을 대접한다. 그리고 이 손님들은 도봉서원과 동산정에 마련되어 있는 방에서 잠을 잔다. 손님이 많이 오는 해에는 이 두 공간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인근 인척이나 사돈집에서 잠을 자기도 한다. 이는 마을 주민 대부분이 상산김씨 문중 사람들이기 때문에 어느 댁에서 하루를 묵는다고 해도 모두 한집안 사람(일가친척)이기 때문에 쉬이 승낙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향례 당일 아침이 되면 부녀회에서는 제사에 올린 음식을 준비한다. 조기와 도미를 비롯한 어류는 비늘을 제거하고 물에 잘 씻어 그늘에 잠시 매달아 놓아 물기를 제거하고 홀수로 제기에 담으며, 쇠고기와 돼지고기는 별도의 손질을 하지 않고 구입해 온 것을 그대로 이용한다. 문어는 큰 것을 그대로 이용하며, 절대 자르지 않는다. 밤과 대추·호두·은행은 각각 제기에 따로 한 접시씩 담는다.

석산마을 향례에서는 사과·배를 비롯한 과일과 부침개, 떡 등은 사용하지 않는다. 밥은 좁쌀로 지은 밥 한 그릇과 멥쌀로 지은 밥 한 그릇 등 총 두 그릇을 올리며, 잔은 동산공 내외분을 모시기 때문에 두 개를 올린다. 이와 같이 석산마을 향례의 제수는 일반 기제사와 달리 ‘제수 중에 밥만 익힌 것을 사용하고 그 외에는 모두 날 것을 그대로 사용’한다.

향례가 이루어지는 동안 부녀자들은 잠시 쉬는 시간을 갖는다. 향례가 끝나면 바로 음복을 겸한 손님 대접을 해야 한다. 손님 대접은 제의에 참여한 사람에 따라 조금씩 차이를 둔다. 먼저 향례에서 초헌관·아헌관·종헌관과 축관을 담당한 어른들과 고을손님이라고 불리는 학자 손님은 외상(독상)을 받는다.

이는 향례에서 그만큼 중요한 인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석산마을에서 외상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11명이 넘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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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공 향례

그런데 문중의 종손은 절대 외상을 받지 않는다. 즉 종손은 주인으로서 손님 대접을 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귀한 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향례에 참석한 타성의 문중 종손들과 상산김씨 문중과 특별한 연을 맺고 있는 사람들은 2인이 이용하는 겸상(兼床)을 받는다. 그리고 향례에 참여한 상산김씨 문중 사람들과 기타 사람들은 8명이 사용하는 8인상(八人床)을 이용하게 된다.

음복이라는 것은 제사에 사용된 음식을 나누어 먹는 것으로, 옛 사람들은 이 음식에 복이 깃들어 있다고 믿어 많지 않은 음식이라도 조금씩 나누어 먹었다. 석산마을에서도 음복을 할 때에는 많은 음식을 차리는 것보다는 참석한 모든 사람이 조금이라도 음식을 나누어 먹을 수 있도록 하였다. 제의에 사용된 음식은 그 양이 한정되어 있어 참석한 사람들이 모두 충분히 먹을 수는 없다. 이 때문에 마을에서는 별도로 준비한 음식과 함께 음복을 한다.

제의에 이용된 음식 중 밤·대추·은행 등 날것으로 먹을 수 있는 것은 한두 알씩이라도 나누어 먹으며, 그 외 날것으로 먹을 수 없는 생선·돼지고기·쇠고기 등은 조금씩 나누어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에게 주었다. 그럼 사람들은 이 음식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 조리해서 먹곤 한다.

한때 100명이 넘는 사람이 향례에 참석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그때는 도봉서원과 동산정의 곳곳에 자리를 마련했는데, 정점선 할머니의 말에 따르면, 그때는 “손님들이 방에로 청에로 해서 앉아, 마당에도 전부 펼쳐놓고 먹는다.”고 할 정도로 자리가 부족했다고 한다.

그런데 예부터 도봉서원의 큰 행사인 향례에 마을 내에 거주하고 있는 타성들은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상산김씨 문중에서 참여를 막아서가 아니라, 집성을 이루는 문중행사에 참여를 꺼린 것으로 보아진다.

현재 향례에 참석하는 인원은 과거에 비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그리고 마을 주민들이 점차 고령화되면서 많은 손님을 대접할 수 없어, 2008년 향례부터는 가급적 손님들에게 향례가 이루어지는 당일에 찾아오길 권유하고 있다. 그리고 아침 7시에 지내던 향례를 낮 12시로 미루어 13일에 마을을 찾아도 향례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근래 들어서는 손님 접대에 필요한 술과 음식 등을 외부에서 구입해서 사용한다. 이에 대해 도천댁으로 불리는 신복기 할머니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그때는 점심을 안 먹고 가나. 저녁(12일) 차려야지, 밤참 챙겨야지. 아직(아침)을 챙겨야지. 술상 차려야지. 옛날 요령하면 일도 안 한다. 전부 사다 하고, 반찬도 사다 하고, 예전만큼 하나 어디?”

찾아오는 손님도 줄고 주민들도 줄어 오늘날 석산마을 도봉서원의 향례는 예전만큼 크지 않으나, 마을의 가장 큰 행사이자 중요한 연례행사임에는 변함이 없다.

[정보제공자]

정점선(여, 1926년생, 석산마을 거주, 일명 다동댁)

신복기(여, 1934년생, 석산마을 거주, 일명 도천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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