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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곤우 씨로부터 듣는 방앗간 이야기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2E030101
지역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북면 외감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정정헌

창원시 북면 천주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외감마을 입구로 들어서면 몇백 년은 족히 넘은 듯한 느티나무 한 그루를 만날 수 있다. 이 느티나무가 서 있는 곳에서 길 건너편으로 허름한 건물 한 채를 볼 수 있는데 이것이 일제강점기 마을에서 생산되는 온갖 곡물들을 빻았던 방앗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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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감리 당목(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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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앗간

지금은 집집마다 곡물을 빻는 가정용 소형 정미기가 도입되어 1993년경에 문을 닫아야 했으나 예전에는 꽤나 시끌벅적했던 곳이란다.

그러나 예전의 흔적은 찾을 수 없고, 15년간 사람의 발길이 끊어지고 기계를 돌리지 않은 탓인지 문을 열고 들어서니 구석구석 먼지만 켜켜이 쌓여 있다. 오랜 기간 마을 사람들과 함께 해 온 정미기며 제분기며 발동기 등이 지나온 세월의 유물 모양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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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앗간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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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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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소 허가증

방앗간을 운영했던 이곤우(61세) 씨는 부친의 방앗간을 이어 받아 이 자리에서 2대에 걸쳐 마을 사람들이 생산한 밀이며 보리며 나락 등을 탈곡해 왔다. 처음 문을 열었던 사람은 이곤우 씨의 부친인 이종기 옹으로 12년 전에 세상을 떠났고, 모친인 방성댁(89세)은 노환으로 1년째 병원생활을 하고 있다. 방성댁은 열여덟 살에 북면 월촌리 텃골마을에서 외감마을로 시집와서 아들만 여섯 명을 낳아 기른 모진 인생을 살아 왔다.

방앗간은 이곤우 씨가 태어나기 전부터 부친이 운영했는데 ‘탱탱이’라고 불렀던 조그만 발동기부터 시작했다. 그러다가 그것으로는 마을의 곡물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되자 이곤우 씨의 나이 여섯 살경인 1955년에 함양에서 ‘야마21마력’짜리 원동기를 구입하여 운영하였다. 당시 발동기를 구입하러 갈 때 돈을 포대에 담아 갔을 정도로 많은 돈을 주고 구입했다는 일화가 전해지기도 한다.

이 기계로 방앗간을 운영하다가 1970년대 후반쯤인 이곤우 씨가 고등학교에 다닐 무렵 소죽을 끓이다가 불이 나 모든 것을 불태우는 바람에 현재의 방앗간 모습으로 개량하였다고 한다. 현재의 발동기는 ‘조양25마력’짜리로 이곤우 씨가 결혼한 후에 새로 구입한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이 방앗간의 기계만도 세 번의 변화를 거쳤고, 2대에 걸쳐 운영해 온 것이다.

이곤우 씨의 부친은 먼지 구덩이인 정미소에서 일한 것이 화근이 되어 20여 년을 폐병으로 고생하다 80세에 세상을 떠났다.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방앗간 일로 벌어들인 돈을 억척같이 모으고 아껴 논과 밭을 마련하였는데, 당시만 하더라도 땅값이 그리 비싸지 않았다고. 그래서 마련한 전답이 40마지기와 밭 3,305.8㎡였다. 그의 부친은 힘든 방앗간 일을 하면서도 자식들에게는 우애 있기를 바랐고, 많이 배우지 못한 것이 한이 되었던지 늘 공부할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여섯 형제 중 둘째였던 이곤우 씨는 스물세 살 때부터 부친의 일을 도와 방앗간 일을 시작하였다. 그가 마산공고를 졸업하고 군에 입대하려고 할쯤에 부친의 건강이 좋지 않아 부득이 1년 연기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듬해 병역법이 바뀌어 바로 보충역으로 편입된 것이 방앗간과 평생 인연을 맺은 계기가 되었다.

이곤우 씨와 부인 김순옥(57세) 씨는 각각 스물여덟과 스물네 살에 결혼하여 어언 35년째인데 아들만 셋을 두고 있다. 그는 결혼하기 전 3년을 이 마을 저 마을로 선을 보러 다녔다는데, 심지어는 방앗간을 찾아온 지인의 소개로 멀리 함양까지 간 적도 있다고. 결국 마을 할머니의 중매로 북면 화천리 중촌마을 출신인 부인을 만나 가정을 이루어 살게 되었다.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마을 앞을 지나는 온천택시를 타고 간 일이며, 부산의 해운대와 용두산공원, 진주 촉석루 등지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이야기를 쑥스러워하면서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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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곤우 씨와 부인 김순옥 씨

부인은 결혼을 하고도 7년간을 큰집에서 시부모님을 모시면서 살아야 했다. 아침저녁으로 아들을 들쳐 업고 어른들 밥을 지어 드리기 위해 큰집을 하루에도 몇 번씩 다녀오는 것은 예사였다. 분가는 했지만 잠만 새집에서 잘 뿐 하루 대부분의 생활은 시댁에서 보낸 것이다. 시어른들을 돌보느라 정작 자식들에게는 부모 정을 주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예전 방앗간 일을 들었으면 좋겠다는 말에 주로 오전에는 논밭농사를 하고 오후면 방앗간에서 작업을 하는데, 몇 집씩 찧어 달라고 하면 방아를 돌렸단다. 특히 겨울철에 방아를 돌리기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는데, 이는 당시에는 중유를 사용해서 겨울에는 굳어 버려 쉽게 돌아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불을 지펴 굳은 기름을 녹인 후에라야 돌리는데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었다고 한다. 때로는 손잡이 부분을 긴 막대로 연결해 이곤우 씨는 앞에서, 부인은 뒤에서 함께 잡아 돌린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도정은 대개 매달 6일경에 하는데, 도정한 쌀을 창원의 북동시장(소답시장)에 내다 팔기 때문이라고 한다. 쌀을 장차(場車)에 실어 팔러 가는데 그날 모두 팔리지 않고 다시 갖고 오면 꼭 자기가 도정을 잘 못해서 팔리지 않은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단다.

1년 중 가장 힘든 시기는 보리수확을 끝내고 이내 이어지는 모내기철이었다고 한다. 오전에는 농사일을 하고 오후에 도정을 시작하면 많이 밀려서 시간이 없을 경우에는 밤샘을 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는 것이다. 이때는 보리도정이 전부라 특히 힘이 드는데 그것은 보리도정 시간이 배로 들기 때문이라고. 쌀의 경우는 80㎏들이 4가마니를 넣으면 1시간이면 되고, 밀의 경우 제분기에 1말을 넣으면 반시간이면 되는데, 보리의 경우 도정하는 시간이 1가마니를 넣으면 1시간이나 걸려 배로 힘들다는 것이다.

부부는 12년 전에 방앗간 일을 접고 현재는 논농사와 밭농사를 하며 생활하고 있다. 밭농사는 단감농사인데 방앗간 일을 하면서 틈틈이 하여 20년이 되었다고. 3305.8㎡의 밭에 120그루를 심어 연간 400만 원 정도의 수입을 올린다고 한다. 이 단감농사도 녹록지가 않아 겨울철에는 퇴비를 준비하고 나무 가지사이의 겉껍질을 호미로 벗기는 작업을 해야 한단다. 이유를 물었더니 여기에 벌레들이 서식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봄철에 감꽃이 피기 시작하면 꽃솎음 작업을 하는데, 1가지에 2-3개의 꽃만 남기고 모두 솎아 내는 일이라고 한다. 그래야 열매가 충실하다고. 양력 시월 말부터 본격적인 수확에 들어가며, 판매는 대부분 북면 농협에서 출하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자, 대뜸 예전같이 재래시장이 활성화되어 ‘시장 가면 사촌생일보다 낫다’는 말을 다시 듣는 시절이 왔으면 좋겠다고 한다.

[정보제공자]

이곤우(남, 1948년생, 외감마을 거주)

김순옥(여, 1953년생, 외감마을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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