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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씨 이야기」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201873
한자 姜氏-
영어의미역 Story of Mr. Gang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가술리지도보기
시대 조선/조선
집필자 안경희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민담|죄인징벌담|권선징악담
주요 등장인물 강씨|강씨 아들|부인|종|종의 아들
모티프 유형 족보를 훔친 종|원수를 갚은 강씨 아들

[정의]

경상남도 창원시 대산면 가술리에서 권선징악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채록/수집상황]

경상남도 창원시 대산면 가술리 북가술마을 주민 김수득이 구연한 것을 채록하여 1994년 창원군지편찬위원회에서 출간한 『창원군지』에 수록하였다.

[내용]

옛날에 벼슬이 정승 자리까지 오른 강씨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강씨는 납채를 시켜 둔 아들 하나를 두고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강씨가 죽자 강씨 집에서 부리던 종 하나가 음모를 꾸몄다. 혼자 남은 강씨의 아들은 아직 나이가 어려 세상 물정을 모르기 때문에 이 기회에 강씨 집안의 족보를 훔쳐 양반 행세를 하기로 한 것이다. 종은 강씨 집안의 족보를 훔쳐 도망갔다.

세월이 흘러 족보를 잃은 강씨 집안은 점점 몰락해 갔다. 살림이 점차 곤궁해지자 강씨 아들은 족보를 훔쳐 간 종을 찾으러 직접 길을 떠났다. 강씨 아들이 떠날 당시 강씨 아들의 부인은 임신 중이었는데, 한 번 집을 나간 남편은 감감무소식으로 몇십 년을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았다. 강씨 아들의 부인은 그 사이에 아들을 낳았다.

어느덧 아들은 무럭무럭 자라 서당을 다니게 되었는데, 서당에 함께 다니는 아이들은 강씨 아들을 보고 하나같이 애비 없는 호래자식이라고 놀리는 것이었다. 상심한 아들은 집에 돌아와 어머니한테 왜 자신은 아버지가 없는지 따져 물었다. 강씨 부인은 더 이상 사정을 숨길 수가 없어 아들에게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사실대로 이야기하였다. 어머니의 이야기를 잠자코 듣고 있던 아들은 “그렇다면 제가 아버지를 찾아 나서겠습니다.”라고 하였다. 강씨 부인은 아들의 거듭되는 청을 거절할 수 없어 아들의 등에 몇 글자를 적어서는 떠나보냈다.

강씨 아들은 정처 없이 길을 가다가 해가 저물자 한 부잣집에 하룻밤 유숙을 청하였다. 부잣집은 양반과 대감이 자는 방과 머슴방이 자는 방이 따로 분리되어 있었다. 강씨 아들은 머슴이 거처하는 방에서 잠을 청하였는데, 머슴들이 하나둘 다가와 고향은 어디이며 선조는 누구인지를 물어 보았다. 강씨 아들은 명랑하게 하인들이 묻는 대로 또박또박 대답하였다.

그때 옆방에 묵고 있던 한 대감이 아들이 하는 말을 듣고 있었다. 대감은 강씨 아들을 불러 다시 한 번 할아버지의 이름과 아버지의 이름을 확인하고는 친구의 손자임을 알게 되었다. 당시는 종이 주인을 찾아가면 목숨을 연명할 수 있었지만 주인이 종을 찾아가면 살아 돌아오기가 어려운 시절이었다. 신분을 속이고 사는 종들은 종의 신분이 발각되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에 주인을 죽여 버렸던 것이다.

대감이 가만히 생각해 보니 강씨도 종을 찾아갔다가 죽임을 당한 것 같은데, 강씨 아들도 종을 찾아가면 죽게 될 것이 뻔하였다. 어떻게 해서든지 강씨 아들을 집으로 돌려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대감은 앵두를 한 접시 따다가 쇠젓가락을 강씨 아들에게 주면서 하나씩 찍어서 먹도록 하였다. 앵두를 하나씩 찍어 먹게 하여 시간도 벌 겸 강씨 아들의 마음도 돌이켜 볼 요량이었다. 그러나 강씨 아들은 급한 마음에 앵두를 손바닥에 부어서는 한입에 삼켜 버렸다. 이러한 모습을 본 대감은 강씨 아들의 마음을 돌려놓기는 어렵다 생각하고 부디 목숨만 살아 돌아오기를 빌었다.

이튿날 아침 강씨 아들은 길을 떠나 한 마을에 도착하였다. 마침 정자나무 아래에서 쉬고 있는 사람들이 몇 있었다. 강씨 아들이 이 마을에 강씨들이 많이 사냐고 물어보니 사람들이 그렇다고 하였다. “그러면 이 마을에서 가장 우두머리가 사는 집은 어디오?” 강씨 아들이 이렇게 묻자 사람들은 “그 집은 무서워서 아무도 들어가 보지 못했는데 마을 한복판에 있는 가장 크고 좋은 집이오.”라고 알려 주었다.

강씨 아들은 그 집을 족보를 훔쳐 도망간 종이 사는 집이라 믿고 밤이 되기를 기다렸다. 이윽고 밤이 되자 강씨 아들은 그 집의 대문을 두드렸다. “지나가는 나그네인데 하룻밤 자고 가기를 청하오.” 강씨 아들이 이렇게 말하자 집주인은 의외로 쉽게 승낙하였다. 강씨 아들은 이 집에서 지내면서 부모의 원수를 갚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는 강씨 아들이 “내가 갈 데도 없고 하니 그냥 이 집에 살면서 말죽이나 퍼 주면서 살면 안 되겠소?” 하고 집주인에게 물었다. 집주인은 흔쾌히 “알았다.”고 하였고, 이렇게 하여 강씨 아들은 원수의 집에서 살게 되었다.

한 달이 지나고 일 년이 지나고 몇 년이 흘렀다. 하루는 그 집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이 강씨 아들에게 “너도 뒷글이나 주워서 들으려면 주인집 아이들과 같이 앉아 있어라.”하고 말하였다. 그래서 강씨 아들은 주인집 아이들과 함께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막상 공부를 하다 보니 강씨 아들의 능력이 선생보다 나았다. 그래서 집주인은 선생을 쫓아 버리고 아이들이 강씨 아들에게서 글을 배우게 하였다.

이렇게 하여 하루 이틀 생활하다 보니 주인집 아들은 강씨 아들에게 정이 들게 되었다. 도망친 종에게는 자식이 둘 있었는데 오누이였다. 종의 아들은 강씨 아들을 자형으로 삼으려고 하기에 이르렀다. 그때마다 강씨 아들은 자신은 그럴 처지도 아니고 그럴 능력도 없다고 거절하였지만 종의 아들은 막무가내였다. 원수를 갚으러 이 집에 들어온 사람을 자형으로 삼으려는 종의 아들은 계속 고집을 피웠다. 하는 수 없이 강씨 아들은 종의 여식과 반강제로 결혼을 하게 되었다.

강씨 아들은 그렇게 몇 년을 살다가 하루는 고향에 두고 온 어머니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이튿날 식구들에게 고향에 한 번 다녀와야겠다고 하니 처음에는 반대하던 집주인도 결혼도 하였겠다 별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얼마간의 여비를 주어 승낙하였다. 강씨 아들이 집을 떠나 고향 마을로 향하는데 이를 미심쩍어하던 종의 아들이 미행을 하였다. 강씨 아들은 예전에 묵었던 부잣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다. 종의 아들도 강씨가 묵고 있는 옆방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그곳에서 강씨 아들은 예전의 그 대감을 만나 지난 일들을 이야기하였다.

옆방에서 강씨 아들의 이야기를 엿듣고 있던 종의 아들은 큰일 났다 싶어 그날 밤 바로 자기 집으로 가 버렸다. 강씨 아들은 그곳에서 며칠을 더 쉬고 고향 집으로 갔다. 고향에 가 보니 어머니는 세상을 떠난 지 오래였고 마을도 황폐하여 곧 사라질 지경이었다. 강씨 아들은 그 길로 다시 자기가 살던 집으로 돌아갔는데, 집안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았다. 강씨 아들이 잠을 청하려 방에 들어가니 부인은 삼베로 바느질을 하고 있었다. 강씨 아들은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끼다가 깜박 졸았는데 부인이 흔들어 깨어 보니 어느 덧 새벽이었다.

“나는 출가외인이라 당신 부인입니다. 지금 부모님이 당신을 죽이려 하니 옷을 서로 바꾸어 입고 잠을 잡시다. 당신 아버지의 시신은 뒷동산 바위 밑에 묻어 두었으니 만약 당신이 살아서 빠져나간다면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집 모처 담벼락에 당신이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을 미리 만들어 놓았으니 그곳으로 빠져나가십시오.” 부인은 이렇게 말하며 강씨 아들과 옷을 바꾸어 입고 자리에 누었다. 조금 있으니 과연 종들이 방문을 열고 순식간에 아내의 머리를 베어 명주 보자기에 싸고는 밖으로 나가는 것이었다.

강씨 아들도 위급함을 알고 아내가 일러 준 대로 황급히 집을 빠져나오는데 뒤에서 종들이 횃불을 밝혀 뒤쫓아 오고 있었다. 걸음아 나 살려라 도망을 치는데 저 앞에 불빛이 흔들리는 주막 한 채가 보였다. 쫓아오던 종들은 그 불빛을 보고는 발걸음을 돌려 집으로 돌아갔다. 강씨 아들이 주막집 앞에서 기절하였다가 깨어나 보니 그곳에는 한양에 과거 보러 갔다가 돌아가는 유생들이 머물고 있었다. 강씨 아들에게서 자초지종을 들은 한 무리의 유생들은 분기를 참지 못해 강씨 아들을 앞세워 종의 집을 찾아갔다.

종의 집에서는 집 나간 사위가 다시 돌아오는 것을 보고 잔칫상을 차리느라 부산하게 움직였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음식을 장만하느라 야단법석이었다. 그러나 속내는 사위를 작두에 넣어 죽여 버릴 심산이었다. 수백 명의 유생들은 한꺼번에 종의 집 안으로 우르르 몰려 들어갔는데, 이는 마치 암행어사가 출두하는 장면과 같았다. 유생들이 죄인을 잡아서 괴나리봇짐으로 한 번씩 때리니 종은 이내 숨을 거두었다.

강씨 아들은 아내가 가르쳐 준 곳으로 아버지의 시신을 거두러 갔는데 원한이 얼마나 깊었던지 세월이 많이 흘렀음에도 시체는 전혀 썩지 않은 채 두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강씨 아들이 강씨의 시신에 손을 대고 햇빛이 비추니 비로소 시체는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다. 이후에 강씨 아들은 다시 집으로 돌아와 가정을 새로 이루어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강씨 이야기」의 주요 모티프는 ‘족보를 훔친 종’과 ‘원수를 갚은 강씨 아들’이다. 족보를 훔쳐 간 종을 찾으러 집을 나선 강씨가 종의 손에 의해 살해당하고 강씨 아들까지 살해당할 뻔하다가 유생의 도움으로 종을 엄벌한다는 죄인징벌담이자 권선징악담이다. 민담은 구체적인 시간과 공간은 물론 증거물이 제시되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강씨 이야기」에 민담의 이러한 특징이 잘 반영되어 있다. 시간은 ‘옛날’이고 공간은 ‘어떤 마을’이며, 전설에서처럼 구체적인 증거물은 찾을 수 없다.

종을 찾아 떠난 부친은 종내 무소식이고 아버지 없는 자식이라 비난받자 모친으로부터 자신의 신분에 대해 알게 되고 이에 부친을 찾기 위해 집을 떠났다가 구출자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나 승리자가 된다는 과정을 담고 있는 「강씨 이야기」는 영웅 소설에서 보이는 영웅의 일생 구조 과정과 동일한 구성이다. 이러한 영웅의 일생담을 민담에 적용함으로써 청중들은 이야기 속에 더욱 흥미진진하게 빠져들 수 있으며, 완전한 허구나 흥미 위주에서 벗어나 얼마간의 사실성까지도 확보할 수 있다.

결말 부분에서 종을 처단하는 장면은 한양으로 과거를 보고 내려오는 유생들의 도움을 받게 됨으로써 「춘향전」의 암행어사 출도 장면을 연상시켜 극적 상승효과를 배가하고 있다. 「강씨 이야기」를 통해서 양반집 족보를 훔쳐 신분 상승을 꾀하려는 당대의 상황까지 엿볼 수 있으며, 민담의 가장 큰 특징인 흥미 중심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권선징악이라는 고전 소설의 일반적 특징까지 동시에 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문헌]
이용자 의견
딸*** 감사합니다^^^
덕분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2011.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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