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1985년 경상남도 창원의 한국중공업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설립하려다가 회사 측의 탄압으로 실패한 사건.

[개설]

1984년 초 창원시 귀곡동 소재의 한국중공업 현장 노동자 10여 명은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인 노동조합 설립을 목표로 함께 모여 공부하면서 노동조합 설립 의지를 모아갔다. 노동조합이란 말만 꺼내도 위험인물로 치부되던 당시 현장 분위기 때문에 이들은 비밀리에 만나 공부하고 토론하면서 노동조합에 대한 이해를 높이면서 기회를 모색해나갔다.

[발단]

1985년 4월 말 한국중공업 현장에서 작은 싸움이 있었다. 소문이 좋지 못한 검사반 반장에 대한 불만을 시정해 달라는 연판장을 돌려 담당부서장에게 제출한 일이 있었다. 그러나 회사는 최병석·주재석·이배근 등 주모자 3명에게 강제사직서를 쓰게 하였다. 당시 강제사직서에는 ‘회사 측의 강압으로 사직함’이라는 사유기록이 적혀 있었다. 이들은 출근투쟁을 감행하는 한편 해고 무효 소송 등으로 회사측에 맞섰다. 정문 앞에서 쥐포를 팔면서 쥐포 봉지를 유인물로 만들어 조합원에게 나누어주기까지 했다.

[경과]

한국중공업 회사 안에 남아 있던 현장 노동자들은 다시 비밀리에 노동조합 설립을 추진했다. 그 결과 1985년 6월 24일 노동자 34명이 모여 노동조합 설립 총회를 개최하고, 김창근을 위원장에 선출하고 규약을 제정한 뒤 다음날인 6월 25일 경상남도에 노동조합 설립 신고서를 제출하였다. 노동조합 지도부는 작업 시간을 피해 출퇴근 시간이나 휴식 시간 또는 야간을 이용하여 시내버스 정류장, 탈의실, 식당, 면회실, 기숙사 등지에서 소식지를 나누어주며 노동자들에게 노동조합 가입을 호소하였다.

회사에서는 기습적인 노동조합 설립에 당황하여 이번엔 지도부를 건설현장으로 출장을 보내려고 했다. 지도부가 이를 거부하자 회사 측은 듯 6월 28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출장지시 불이행’과 ‘취업 규칙 위반’이란 사유로 김창근 위원장을 포함한 노조 간부 9명을 해고시켰다. 또한 노동조합 발기인들을 협박하며 해산을 종용하였다. 이에 견디지 못한 발기인 중 20여 명이 노동조합을 탈퇴하였다. 회사는 이를 근거로 노동조합 해산서를 작성하여 경상남도에 제출하였고, 이로써 결국 노동조합은 설립 신고필증을 받지 못한 채 무산되고 말았다.

[결과]

해고자 9명 중 7명은 해고 뒤 2달 만에 개별 복직이 되었으며, 김창근·황성고 등 2명은 해고 무효 소송을 거쳐 1990년 4월에 복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