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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홍수와 사람의 시조」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211145
한자 大洪水-始祖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시대 조선/조선 후기
집필자 심화선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수록|간행 시기/일시 1983년 - 「대홍수와 사람의 시조」 『얼』에 수록
성격 신화
주요 등장 인물 목신|선녀|목도령|개미떼|모기떼|남자 아이|노파|친딸|수양딸
모티프 유형 대홍수[천지창조]|인간의 시조

[정의]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설화.

[채록/수집 상황]

『얼』[진해 문화원, 1983]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아주 옛날 지금의 진해구 어느 마을에 큰 교목이 있었다고 한다. 그 나무 그늘에는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가 놀다 가곤 했는데 어느 날 선녀에게 반한 목신이 선녀를 범하고 말았다. 그리하여 선녀는 목신의 정기를 받아 태기가 있었고 열 달 후에 옥동자를 낳았다.

그 아이는 목신의 아들이라 하여 목도령이라고 불렀다. 목도령이 여덟 살 되는 해에 선녀는 하늘나라로 돌아가고 갑자기 큰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이 비는 세상을 물바다로 만들고 말았다.

교목나무도 뿌리가 빠져 떠내려가게 되었는데 떠내려 갈 때 목도령에게 외쳤다. “빨리 내 등에 타거라” 하므로 목도령은 교목을 타고 정처 없이 물결 따라 떠내려가게 되었다. 한참을 떠내려가고 있을 때 뒤에서 살려 달라고 아우성치는 소리가 들려 목도령이 뒤를 돌아보니 홍수에 떠내려 오는 무수한 개미들이었다. “저 불쌍한 개미떼들을 어찌할까요?” 하고 목도령이 교목에게 물으니 “빨리 나무에 올라타라”고 하자 개미떼들은 나무의 가지며 잎에 올라앉았다.

그리고 또 얼마를 떠내려갔을 때 또 뒤에서 “살려 주시오” 하는 애절한 소리가 들려 목도령이 뒤를 돌아보니 그것은 모기떼들이었다.

“저 모기들을 살려 줄까요?” 하고 목도령이 물으니 살려 주라고 하였다. 목신의 허락을 받은 목도령은 모기떼들을 나무에 타게 했다. 개미떼와 모기떼를 실은 목신과 목도령은 또다시 정처 없이 흘러갔는데 또 뒤에서 “살려 주시오” 하는 소리가 들려 뒤돌아보니 이번에는 사람이었다. 나이가 목도령과 비슷해 보이는 아이가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목도령은 또 목신에게 “살려 줄까요” 하고 물었으나 목신은 “저 아이는 구하지 마라” 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벌레들도 구해 주라고 하던 목신이 사람을 구하지 말라고 하자 목도령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도저히 그냥 지나 칠 수가 없어 “제발 저 아이를 구해 주도록 합시다.” 하고 애원하자 교목도 할 수 없었는지 구해 주었다.

그러면서 교목은 목도령에게 말하기를 “네가 하도 애원해서 이 아이를 구해 주었다만 너는 뒤에 반드시 후회 할 날이 있을 것이다.”

그 후 며칠이 지난 뒤에 교목은 마침내 어느 조그만 섬에 닿게 되었는데 그 섬은 세상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였다고 한다.

대홍수로 인하여 평지는 물론 산도 모두 물에 잠겼으나 이 산만은 봉우리만 남았던 것이다. 목도령과 그 아이는 그 산봉우리에 내리게 되었다. 개미와 모기떼들도 “목도령님 고맙습니다. 도령님 덕택에 우리 모두 살아남게 되었으니 이 은혜를 잊지 못할 것입니다.” 하고 인사를 한 뒤 어디론가 떠나버렸다.

섬에 도착한 때가 밤인지라 앞뒤 분별이 어려워 막연히 서 있을 때 한줄기 불빛이 비쳐왔다. 그 불빛을 따라 가보니 초가집 한 채가 있어 들어가 사람을 찾으니 한 노파가 나왔다. 그 노파는 의외로 매우 반가이 맞이하며 안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그 집에는 두 계집아이가 있었는데 목도령과 나이가 비슷하였으며 한 아이는 노파의 딸이었고 또 한 아이는 노파의 수양딸이었다. 얼마 후 비가 그치고 홍수가 물러가자 산봉우리에 있던 그들은 산 아래로 내려왔으나 사람은 물론 짐승 새 한 마리 남아 있는 것이 없었다.

여기서 목도령과 한 아이는 노파의 집에서 하인 노릇을 하며 같이 지내게 되었는데 세월이 흐르고 흘러 소년들이 나이가 열여덟이 되었다. 그래서 노파는 두 총각과 두 처녀를 부부로 짝을 지워 인종을 이어가게 하고 싶었지만 자기 딸을 어느 총각과 짝을 맺게 하느냐 하는 것이 걱정거리가 되었다.

총각들은 둘 다 노파의 친딸을 좋아하고 부부가 되기를 원하는지라 더욱 고민이 커졌다.

그런데 어느 날 목도령이 어딜 나가고 없는 틈을 타서 목도령이 살려준 총각이 노파에게 이런 말을 하였다. “할머니 목도령은 세상에서 둘도 없는 재주를 가졌어요. 한 가마니의 좁쌀을 모래밭에 쏟아놓았다 하더라도 불과 한식경이면 그 한 가마니의 좁쌀을 모래 한 알 섞지 않고 도로 주워 담을 수가 있어요. 그러나 아주 절친한 사이가 아니면 그 재주를 보이지 않는답니다.” 총각의 말을 들은 노파는 호기심이 생겨 “그것 신기한 일이다 어디 한번 시험해봐야겠구나” 하고 목도령을 불러들여 그의 재주를 보여 달라고 했다. 그러나 목도령은 생각조차 해보지 못한 일인지라 답답하기만 하였다. “할머니 저에게는 그런 재주가 없습니다.” 하고 거절하자 노파는 목도령이 자지를 속인다고 생각하고 대노하여 “자네가 내 말을 거절하면 내 딸을 주지 않겠네” 하고 나가버렸다. 이 말에 놀란 목도령은 엉겁결에 좁쌀 한가마니를 모래밭에 흩어 놓았으나 어찌 도로 주워 담을 것인가.

그것도 모래 한 알 섞이지 않게 주워 담아야 한다. 목도령은 기가 막혀 흩어진 좁쌀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이때 개미 한 마리가 나타나 목도령의 발뒤꿈치를 물었다.

돌아보니 홍수 때 구해 준 그 개미가 분명했다.

“목도령님 무슨 일로 그리 근심을 하십니까?” 하고 물었다. 목도령은 개미에게 “이 좁쌀을 모래 한 알 섞이지 않게 저 가마니에 도로 담아야 하는데 무슨 수로 저많은 것을 주워 담겠는가? 그래서 걱정이란다.” 하고 말하자,

“그 일이라면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까짓 것쯤은 아주 쉬운 일입니다. 도령님은 우리를 살려주신 은인이신데 이제야 그 은혜를 갚게 되나 봅니다.” 하고는 어디론가 급히 가더니 잠시 후 수 만 마리의 개미떼를 이끌고 왔다. 개미떼들은 쉴 새 없이 좁쌀을 물어 나르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다 주워 담았다. 물론 모래 한 알 섞이지 않았다.

얼마 후에 총각을 데리고 모래밭에 나온 노파는 감탄을 하고 말았다. 총각은 아연실색하여 어찌 할 바를 몰라 했다.

노파는 “내 딸은 목총각 자네가 맡게”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한 총각은 “안 돼요, 낭자는 내가 아내로 맞이하겠어요.” 하고 반대를 하며 나서자 노파는 “허 이거 큰일 났군 둘 다 내 딸하고만 인연을 맺겠다고 하니 이 일을 어찌하면 좋을꼬” 하고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그럼 이렇게 하도록 하지” 하고 두 총각을 밖으로 내보내고 두 처녀를 각각 다른 방에 들어가게 한 후 총각들을 다시 불러들였다.

“자네들이 들어가고 싶은 방으로 들어가게, 그러면 그 방에 있는 처녀가 자네들의 배필 일세 다음부터는 나를 탓하지 말고 잘 살아야 하네” 하고 노파는 나가 버렸다. 목도령과 총각은 어느 방으로 들어가야 할 지 몰라 망설이고 있는데 모기 한 마리가 날아와서 목도령에게 살짝 일러 주었다.

“목도령님 동쪽 방으로 들어가세요.” 목도령은 모기의 말대로 동쪽 방으로 들어가니 과연 그 방에는 노파의 딸이었다. 그들은 서로 배필이 되어 노파와 함께 행복하게 살았으며 지금 세상 사람들은 그 두 쌍의 자손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모티프 분석]

「대홍수와 사람의 시조」의 주요 모티프는 ‘대홍수와 인간의 시조’이다. 진해 지역에서 유일한 ‘천지 창조 신화’라는 점에서 소중한 가치를 지닌다.

이 이야기 속에는 수많은 화소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교목이 선녀를 범해 목도령이 탄생하는 신이한 탄생담도 중요한 화소이다. 대홍수로 뗏목을 타고 이동하면서 교목과 목도령 사이에 사람의 구출을 두고 벌이는 갈등도 중요한 화소들이다. 또 생명을 구출해 준 인간은 은혜를 망각하지만 벌레들은 은혜를 갚는다는 설정도 의미심장하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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