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2A010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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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 귀산동 석교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정정헌 |
석교마을과 귀산본동에는 호롱불과 관련하여 웃지 못할 사연이 있다. 1970년대 이 지역에 전기가 들어올 때까지 대부분의 집에서는 호롱불을 켜고 살았다.
그런데 색깔이 뿌옇기만 하고 밝지는 않던 호롱불 대신 경유를 쓰는 호야(램프)로 불을 밝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다. 값비싼 석유램프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사는 게 힘들었던 그 시절에 호야를 값싼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주민들에겐 더 없이 좋은 기회요 호사였던 것이다. 그 웃지 못할 사연을 귀산본동에 사는 이종현 옹이 다음과 같이 들려주었다.
이 지역에는 진해 해군통제부로 출퇴근하는 문무관이 많아 통근선인 창근호가 다니다가 낡아서 폐선이 되자 L.C.M 2대가 교대로 운행되고 있었는데, 한 선원이 잡비나 쓰려고 경유를 몰래 싣고 와서는 마을 사람들에게 값싸게 팔았다. 그래서 경유로 호야불은 물론 어떤 집에서는 곤로(풍로)까지 사용하는 집도 더러 있었다.
몇 년인지는 정확하진 않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해군통제부에서 통근선이 기름을 부정 유출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며 통근선을 폐쇄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당시 행정조정실장으로 있던 김한두(1925년생으로 웅남면 귀곡리 162번지의 선산김씨 만석꾼 후손)라는 마을 사람이 적극 반대하여 배를 폐쇄하려는 계획을 무산시키고 계속 다닐 수 있게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1974년 김한두 씨가 그 자리를 떠나게 되자 이내 통근선은 폐쇄되었고, 마을 사람들은 다시 호롱불을 켜고 생활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통근선에 경유를 싣고 나가 고향사람들에게 헐값으로 팔고, 그나마 전기 없이 살던 고향 사람들은 헐값에 사서 무척 도움이 되었던지라 당시 무척 아쉬워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정보제공자]
이종현(남, 1935년생, 귀산본동 거주)
이두봉(남, 1930년생, 석교마을 거주)
홍태식(남, 1955년생, 석교마을 거주)